[김현철 교수]"성공 과신해 무리하게 확장… 복잡성 관리 실패하며 리콜 대수 급증" [일본기업 실패 연구] (한국일보 201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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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21

 "성공 과신해 무리하게 확장… 복잡성 관리 실패하며 리콜 대수 급증" [일본기업 실패 연구]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입력시간 : 2012.02.21 02:30:23

일본전문가인 김현철(사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도요타를 비롯해 소니, 파나소닉, 닌텐도 등 일본 기업의 실패 요인으로 '복잡성(불확실성) 관리 실패'를 꼽았다. 이들 업체들이 성공을 과신해 제품, 생산시설 등을 무분별하게 확장하면서 복잡성이 증폭됐고 결국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는 "도요타는 2000년대까지 생산량을 400만대 수준으로 유지했으나 2008년부터 800만대로 급격히 늘렸고 관리역량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리콜 대수가 결국 1년 생산량만큼 늘어나게 된 것. 여기에 일본 기업의 리더십 부재도 실패의 주 요인이 됐다.


그는 또 일본 정부가 기업을 제대로 지원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가 연금이나 노인 일자리 등을 모두 기업에 떠넘기면서 기업의 부담은 커졌다는 것. 포퓰리즘에 기반한 일본 정부의 무능함이 결국 기업들의 신흥국 진출의 원인이 됐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일본기업의 실패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한국 재벌들이 계열사를 확장하면서 골목상권까지 진출하고 있는데 사실 복잡성 관리 측면에서 보면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선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도 고용 등 문제를 기업에 떠넘기면서 부담을 지우게 되고, 결국 일본이 겪는 어려움을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기업의 침체는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일본 경제 자체가 성숙화 되어있는 구조적 문제가 있기 때문. 그는 "일본에서도 이를 해결을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결론은 현상을 유지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일본 자체가 극적인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 기업 경영진들 역시 변화를 추구할 의욕도 권한도 없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일본 기업들이 구조조정 등을 통한 혁신을 원하지 않는다"며 "세계 3위 경제 대국인 만큼 급격히 망한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현상 유지라는 선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저서 <한국의 황제경영 vs 일본의 주군경영>을 일본에서 먼저 출판해 도요타에서 대량 구매했으며, 이달 초에는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일본 기업의 실패 원인'에 대한 강의를 할 정도로 일본 경영 분석에 손꼽히는 전문가다.